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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론
우연히 페이스북의 한 페이지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접했다. 문구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직장인으로서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정도로 홍보를 했던 것 같다. 평소라면 이런 광고는 거들떠 보지도 않겠지만, 마침 직장일에 한계를 느끼던 차라 속는 셈 치고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나에게 굉장한 행운이 되었다.
책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 책의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바로 고영성 작가님와 신영준 박사님이다. 고영성 작가님은 오랜 시간 작가로서 활동하며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였으며, 이 중 분야별 순위권에 든 책도 있다. 신영준 박사님은 싱가폴의 한 대학원에서 반도체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가 퇴사를 했다. 현재 두 작가는 ‘체인지 그라운드’ 라는 사회적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다. 고영성 작가님의 글쓰기 능력과 신영준 박사님의 공학적 사고가 시너지를 발휘하여 ‘일취월장’ 이라는 폭발적인 결과가 탄생했다.
이 책은 부제와 같이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성찰이다. 작가는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총체적 관점에서, 아래 8가지 핵심 요소로 나누어 설명한다. <운, 사고, 선택, 혁신, 전략, 조직, 미래, 성장> 이다. 각각의 요소를 모두 정리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방대하므로, 뇌리에 남은 몇가지 내용들만 나열해 보겠다.
먼저 ‘사고’ 편에서 나오는 [반성적 사고] 이다. “나는 구글에 대해 틀렸고, 아마존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너무 멍청했다.” 누가 한 말인지 알겠는가? 다름아닌 워렌 버핏이다. 세계 최대의 부호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그가 스스로를 ‘멍청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그의 반성적 태도는 가히 진국이다. 버핏과 같이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반성을 하면 ‘메타 인지’가 올라간다고 한다. 메타 인지는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아는 것으로 메타 인지가 높으면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무엇을 하든 반성적 사고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혁신’ 편의 [질보다 양] 에 대한 내용은 ‘양보다 질’ 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철저하게 깨뜨린다. 의류 브랜드 자라(Zara)는 제품 디자인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데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소비자에게 최대한 많은 디자인을 선보여 고객의 반응을 살핀 후, 반응이 없는 제품은 빠르게 폐기하고 반응이 좋은 것은 더 양산하되 비슷한 컨셉의 다른 옷들을 몇 종 추가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베토벤, 피카소,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 각자의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 또한 모두 다작가 였으며 역대급 작품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평작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일단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에 집착해 그 아이디어가 완벽해질 때까지 수정하는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일단 아이디어가 많다. 많이 시도하는 것 자체가 창의적인 행동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스나이퍼’ 보다 ‘람보’가 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기하급수의 시대‘, ‘멱법칙’, ‘이기적 이타주의자‘ 와 같은 개념들이 기억에 남는다. 각 챕터 끝의 ‘신박사의 경영에세이‘ 또한 흥미로웠다. 작가의 개인의 경험이 녹아들어 더욱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챕터별 내용도 흥미롭지만 내가 이 책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자료수집과 사전조사에 있다. 책을 집필하기 위한 참고문헌이 약 300권 정도로 어마어마하며, 거기서 뽑아낸 정수를 유기적으로 배치하여 하나의 거대한 논리적 흐름을 만든 것이다. 두 작가가 얼마나 이 책에 공을 들였을지 가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부끄럽지만 내 석사 졸업논문의 참고문헌은 20개 채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일을 힘들어한다. 취업도 만만치 않지만 입사를 하고나면 그때부터는 전쟁이다. 당장 주변 친구들만 봐도 때려 쳐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오죽하면 신입사원 절반이 1년 내에 퇴사를 꿈꾼다고 할까. 이런 상황에서 ‘일취월장’은 가뭄의 단비같은 책이다. 이 책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천할 수 있다면 직장생활에 있어서 말 그대로 ‘일취월장‘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서평을 쓴다고 책을 뒤지다보니 뒷면의 문구가 눈에 띄었다.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나는 정말 우연히 이 책의 광고를 보았고 책을 통해 길을 발견했다. (챕터1이 괜히 ‘운’이 아닌것 같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길을 걷는 것이 남았다. 책에 나온 개념들을 체화하기위해 부단히 실천하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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