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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친구] 인맥은 나쁜 것인가서평 2019. 9. 8. 22:13
우리나라는 유독 ‘인맥‘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이다. 인맥을 사용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나 또한 인맥은 부족한 능력을 억지로 메우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안되는 판을 인맥으로 때우려고 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몇 번 경험했다. 온라인에서는 소위 '친목질'로 인해 커뮤니티가 와해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나는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약한 유대관계
약한 유대관계란 관계를 맺고 있긴 하지만 서로 거의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사이를 말한다. 이 책은 약한 유대관계의 힘을 강조한다. 약한 유대관계가 새로운 정보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유대관계 안의 사람들은 이미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기 어렵다. 요즘 넷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고인물 현상이다. (책에서는 사일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반면 약한 유대관계의 인맥은 대체로 다른 인맥 집단에서 활동한다. 그들은 당신의 측근 집단과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른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당신이 속한 그룹에서 얻지 못했던 정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구직자들이 친구의 지인을 통해 유용한 구인정보를 얻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브로커
강한 유대관계로 뭉친 여러 그룹 사이에는 구조적 빈틈이 존재한다. 구조적 빈틈은 두 사람의 지인 간에 중복이 없는 관계인데 이 빈틈을 메우는 사람, 즉 브로커는 정보의 흐름을 장악하게 된다. 양 그룹으로부터 나오는 정보에 모두 접근할 수 있기에 그들은 개선에 대해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하나의 승진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닐수도 있다. 커리어가 여러 그룹에 걸쳐 있을수록, 연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됐던 카테고리들을 연결해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매년 인사를 통해 직원들을 순환근무 시킴으로서 이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러가지 커리어를 갖는 것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인맥의 형성
인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쉽게 만들어지는 속성이 있다. ‘선호적 연결 법칙‘ 또는 ‘인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이라고 한다. 처음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관계 구축에 들인 초기 투자가 인맥을 제공해줌으로써 결실을 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힘든 싸움의 언덕은 어느덧 평평해지고 남은 여정은 갈수록 수월해진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초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임계점을 돌파한 이후에는 자동으로 굴러간다.
생각의 변화
부당한 방식으로 인맥을 사용해서는 안되겠지만, 일부 사례에 대한 반감으로 인맥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약한 유대관계에 속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피하지 말자. 약간의 저항감을 이겨내고 먼저 연락해보자. 그룹간의 공백을 이어주는 브로커가 되어 보자. 적극적으로 교류하자. 어색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자. 요즘은 'n잡러'의 시대라고도 한다. 현재의 커리어 패스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른 길도 탐색해보자. 나를 단지 하나의 노드가 아닌, 전체 네트워크의 일부로 생각해보는건 어떨까.
인맥을 쌓으려는 노력을 따로 하지 않고 수동적 인간관계에 머물렀던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늦게나마 네트워크라는 바다에서 항해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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